약물전달시스템(DDS) 연구에 투자하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늘고 있다. 신약 개발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약효 지속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DDS가 주목받고 있어서다. 한 번 개발해놓으면 여러 의약품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배경이다. 

한미약품은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23개 가운데 11개에 자체 개발한 약물전달시스템(DDS)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했다. 랩스커버리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약효지속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최근 이 기술을 적용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의약품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1상에 착수했다. 올해 안에 선천성 고인슐린증 의약품 파이프라인에 대한 1상을 추가로 시작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리퀴드 크리스탈’이라는 서방형 주사제 기술을 개발, 일본 다케다제약의 사춘기 조발증 의약품 ‘루프린’에 적용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통증 염증 등 루프린의 부작용을 줄이는게 목표"라며 "제조공정을 단순화해 이 기술을 적용한 서방형 의약품 개발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벤처들도 DDS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약물의 표적 전달력과 생체친화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거나 입자 크기를 줄여 입자가 세포 안에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식이다. 바이오기업 레모넥스는 크기가 150~350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인 DDS ‘데그라다볼’을 개발 중이다. 체세포 직경인 약 10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보다 작아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대부분의 DDS는 입자 크기가 100㎛가량이어서 세포 안으로 못 들어간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새 약을 만드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기존 의약품을 개량해 효능을 높여주는 DDS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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